태을도인 도훈(道訓)

[스크랩] 하지치성 태을도인 도훈 : "무소의 뿔처럼"

태을세상 2018. 6. 26. 14:27

하지치성 태을도인 도훈

"무소의 뿔처럼"

-시한부신앙, 도수풀이는 올바른 신앙이 아니다-

2018. 6. 21 (음 5. 8)

 

 

 

  소만 망종도 지나고, 해가 가장 긴 하지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서서히 데워진 땅이 뜨거운 햇볕과 만나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될 참입니다. 지난번 망종때 말씀드린 것처럼 올 무더위도 잘 견뎌내시기 바라며, 하지 태을도인 도훈을 시작하겠습니다.

 

  얼마 전 입도한 태을도인 얘기가, 자기가 다니던 이전 신앙을 정리할 무렵 그곳 지도자가 죽었는데, 그 직후에 자신의 지역 책임자가 자살까지 해서 그 지역의 신도들이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빚 때문에 자살했다는 데, 제가 보기엔 자기가 믿었던 미래시간표에 대한 희망이 사라진 것도 큰 이유라 생각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증산상제님을 신앙하면서 개벽과 도통에 대한 환상에 빠집니다. 증산상제님께서 후천개벽을 말씀하셨고, 인간으로 계신 동안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행이적을 수도 없이 보여주셨기에, 증산상제님을 믿게 되는 과정에서 자칫 환상에 빠지기가 쉽습니다.

 

  증산상제님은 당신의 말씀처럼, 비겁에 쌓인 인류를 급살병으로부터 구하고 앞으로 맞이할 후천이 틀림없이 잘 열릴 수 있도록 준비하기 위해 후천개벽기를 앞두고 인간으로 오셨고, 그래서 천지공사를 보시고, 급살병에 대비한 의통법방을 주고 가셨습니다. 선천 오만 년을 문 닫고 후천 오만 년을 여는 후천개벽이란 얘기도 어마어마한 얘기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급살병도 무시무시한 얘기이지요. 게다가 천하사람의 두목도 정하시고 대두목 얘기도 하셨기에, 증산상제님 사후에 많은 증산계열 도판에서 대두목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의통법방과 도통줄을 쥐고 있다며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던 많은 대두목들이 수명이 다해서, 또는 사고로 죽으면서, '살아있어야 대두목이다, 살아서 급살병을 집행해야 진짜 대두목이다.'라는 논리가 한 증산도판에서 시작되어 꽤 설득력있게 전파되었습니다. 그전에도 그랬었지만, 살아있는 대두목을 자처하는 지도자에게 매달리는 강력한 의타신앙이 형성되었습니다. (그곳 주장대로라면) 급살병때 나도 살고 남도 살리는 의통인패도 가지고 있지, 도통권한도 쥐고 있으면서 지도자 마음에 들어야 개안도 시켜준다고 하니, 꼼짝없이 노예신앙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심지어는 증산의 사상을 가져간 일부 기독교 계열에서도 재림예수를 외치거나 하느님을 자처하면서 자신에게 모든 것을 바칠 것을 강요하는 곳들이 생겨났습니다. 그 세력이 만만찮아서, 어떤 교단은 세계적인 교권을 형성한 곳도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그 태을도인은 이전신앙을 정리한 뒤에, 기존 기독교인을 포섭하는 교묘한 전도방식으로 세력을 급속도로 확장해나가서 기독교계열에서 이단으로 극도로 경계하는 'OOO교회'라는 곳도 가서 4개월 정도 교육을 받았다 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연결이 되었고, 이참에 기독교에 대해 제대로 한번 알아보자 하고 간 거였는데, 원래 6개월 코스인 것을, 갈수록 문제점이 보여서 더 이상 있을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거기서도 지도자를 예수가 보낸 성령보혜사, 곧 메시아로 알고 있다는데, "이미 연로한 지도자가 죽게 되면 이곳은 어찌될 것인가? 결국 시한부신앙 아니냐?" 하고 교육하는 강사에게 의문을 제기했더니, "죽지 않는다, 영생하신다." 하는 답변만 앵무새처럼 반복하더랍니다. 영문성경으로는 불가능한 해석을 한글성경을 가지고서 무리하게 짜맞추기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예전에 신앙했던 증산 도판에서도 개벽시점이나 살아있는 대두목론으로 시한부 신앙이 문제였는데, 거기 'OOO교회'도 시한부 신앙이 가장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했습니다.

 

  증산을 인간으로 오신 상제님․하느님으로 신앙하고 있는 우리이지만, 증산상제님도 인간으로 오셨기에 돌아가셨습니다. 어머니하느님이신 고수부님도 마찬가지로 돌아가셨습니다. 하느님도 돌아가시는 데, 아무리 대두목이라도 수명이 다하면 죽는 것이 당연한 자연의 이치이지 않겠습니까? 물론 병겁을 집행해야 하는 역할이 대두목이라서 굳이 살아있어야 한다고 하면, 덕전덕(德傳德)으로 이어가면 되겠지요.

 

  상제님말씀을 붙들고 도수풀이하는 것도 시한부 신앙의 한 형태입니다. 증산상제님은 천지공사를 마치신 뒤에 "내가 천지운로를 뜯어고쳐 물샐 틈없이 도수를 굳게 짜놓았으니, 제 도수에 돌아닿는 대로 새 기틀이 열리리라. 너희들은 삼가 타락치 말고 오직 일심으로 믿어 나가라."(「대순전경」 p.295 참고) 말씀하셨습니다. 천지공사 내용이 제 도수에 돌아닿으면 어김없이 정확하게 현실로 이화된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타락치 말고 일심을 다하여 믿으며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의 몫일 겁니다. 상제님 천지공사는 풀이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제대로 공부해서 이해하고 깨친 만큼 그대로 살아내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상제님께서 이미 마쳤노라 선포하신 천지공사에서 짜지도 않은, 이름도 생소한 도수를 자꾸 생산해서 신도들을 호도하는 것도 증산 도판이 할 일이 아니지만, 신앙하는 사람 역시 그것에 현혹되어 따라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시한부 신앙은 신앙적으로도, 일상생활면으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시한부신앙은 사람을 현실에 착근하지 못하게 합니다. 개벽날짜를 꼽느라, 현실을 등한시하며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삶을 차근차근 살아가는 데 의미를 두지 않게 되지요. 신앙도 얕아져서, 이치적으로 공부하며 깊이있고 성숙한 신앙을 못하게 합니다.

 

  종교적 신념을 바탕으로 진리를 향해 계속 나아가야 바람직한 신앙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깨침이 쌓이고 그 깨침이 일상의 실천으로 이어져, 일상이 진리이고 진리가 일상이 되어야 제대로 된 신앙이라 하겠습니다. 그래야지만 홀로설 수 있습니다. 개벽시점에 기대고, 대두목에게 기대고, 도수에 기대는 것, 이 모두가 다 의타신앙입니다.

 

  증산상제님은 후천개벽을 준비하러 오셨고, 천지공사를 보시면서 수많은 기행이적을 행하셨지만, 정작 우리에게 요구하신 건 인존시대의 주인이 되는 홀로서기신앙이었습니다. 오죽했으면 방벽에라도 기대지 말라고 하셨겠습니까? 증산상제님 말씀 몇 구절을 읽어보겠습니다.

 

 

@ 하루는 종도 한 사람이 벽에 기대고 앉았거늘, 경계하시며 가라사대 "선천은 남에게 의지하는 바람에 기대고 망하나니, 너희들은 하다못해 방벽이라도 기대지 말라."하시니라. (정영규, 「천지개벽경」 p.250)

 

@ 어느날은 종도들을 정좌시키고 엄숙히 명하시기를 "네가 스스로 너를 구원해야 나도 역시 너를 구원할 수 있을 것이요, 네 스스로 타력에 의지하면 아무리 너를 구원하려 하여도 미치지 못하리라." 하시더라. (정영규, 「천지개벽경」 p.268)

 

@ 하루는 공사를 보실세 방문을 열어 놓으시더니 허공을 향하여 천음을 크게 하사 가라사대 “어찌 이러할 수 있으리. 남에게 의뢰하는 근성을 벗어날 것이며 남의 종지기 근성을 벗어나라. 어찌 사람의 인격으로서 이러할 수 있으리요” (정영규, 「천지개벽경」 p.250~251)

 

@ 어느날 공사를 보시며 가라사대 "사람이 저의 인격을 확실히 찾아 알아야 우주간에 자기가 실지로 있는 것일 진대, 하물며 너의 인생까지 버리고 다른 타물에 있다고 의지하랴." (정영규, 「천지개벽경」 pp.331-332)

 

@ 증산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은 깨달으라. 너희는 나의 충직한 종복(從僕)이 되지 말고 어진 벗이 되도록 하라." 하시니라. (정영규, 「천지개벽경」 p.281)

 

  태을도인 새달 두 손 모아 기도드립니다. 부디 진리의 물똘을 깊이 파고 파서, 자신의 신앙을 튼튼하고 굳건하게 만드시길. 그리하여 무소의 뿔처럼 우뚝 서서 진리의 길을 걸어가는, 증산상제님의 어진 벗이 되시길.

  감사합니다. 

 

출처 : 태을도(太乙道) 세계일가(世界一家)
글쓴이 : 새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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