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통성업 준비

[스크랩] 후천개벽의 그 날은 아무도 모른다

태을세상 2015. 8. 18. 17:58

  얼마 전에 어떤 분이 이 곳 까페를 방문하여, '진인(眞人)이 나타나셨고 그 분이 후천개벽의 세세한 시간표를 가지고 있으니, 태을도가 그 분을 도왔으면 좋겠다' 라는 취지로 전화통화로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본인의 명확한 논리를 가지고 증산상제님 신앙을 하고 계신 분이었는데, 통화 직후에 그 진인이 직접 작성한 (자필의) 세세한 후천개벽 일정표 일부분도 캡쳐해 보내주셨더랬습니다. 그 안에는 2037년까지의 개명(開明), 도전(道戰), 도통(道通) 일정표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더군요. 

 

  태을도 이전의 증산 신앙단체에서 제가 신앙할 때, 88 서울올림픽 이후 92 바로셀로나올림픽을 '(지축이) 바로설려나' 해서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지도자나 간부들이 열강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신앙하기 전에도 두어 번 개벽 열풍이 불었다고 뒤늦게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곳을 통해 상제님을 알았고, 그 곳에서 처음 상제님신앙법을 배웠기에, 상제님의 뜻이 여기에 있지 않다 생각해서 떠났음에도 증산신앙은 그래야 하는 건 줄 알고 태을도를 시작하고서도 한동안 개벽시점을 저 또한 꼽아보고 헤아렸습니다.

 

  상제님과 고수부님의 말씀을 통해 우리에게 진정 원하셨던 게, 마음을 닦아 천지공심인 천지부모님의  마음을 받아내리고 태을주를 많이 읽어 내 마음 속 태을을 밝히고 드러내어서 나도 살고 남도 살리는 도제천하 의통성업임을 깨달은 지금, 더이상 상제님과 고수부님의 말씀으로 개벽시점을 꼬나보거나 하는 도수풀이는 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동안 태을도를 신앙하고 도무운영에 참여도 하면서 겪은 여러 상황 속에서 제가 예상한 다양한 경우의 수-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어 나가지 않을까 하는 -가 딱 들어맞은 경우 또한 거의 없었습니다. 이제는 자연스럽게 예측이 되는 경우도 참고할 뿐, 제가 쓰는 소설로 가볍게 치부하고 맙니다. 고수부님 말씀처럼 "내 일은 되어놓고 보아야 아느니라."에 더도 덜도 아님을 태을도 20년 세월 속에서 똑똑히 겪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속에서 몸고생, 마음고생을 너무 많이 했습니다. 이 긴 고통의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 게 너무나 힘들게 느껴져서 절망에 빠진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은 그 고통도 결국 끝이 보였고, 그런 경험들이 쌓이고 보니 그 모든 것들이 나를 키우고 성숙시키는 강력한 자양분이 되어준 것을 알게 되더군요.

 

  물론 그 이후에도 항상 깨달은 자의 평정심을 유지한 것도 아니요, 항상 주어진 상황에 100% 최선을 다하지도 못했습니다. 뒤늦게 후회한 적도 많습니다. 그러나 그 상황의 의미는 항상 인지하고 있습니다. '하늘은 항상 최선의 상황을 그 사람에게 준다' 는 사실 말입니다. (물론 그 사람이 최선의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 지는 별 개의 문제입니다.) 기독교에서 얘기하는 "범사에 감사하라"는 진정 맞는 말입니다. 그럼에도 매번 감사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평정심을 유지하려 애썼고, 100%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고, 매번 감사하려고 애썼습니다.

 

  얘기가 살짝 옆으로 흘렀네요. 제 얘기는 우리에게 주어지는 상황 하나하나에 도수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경계한다는 뜻입니다. 그저 나를 키우기 위해, 우리를 키우기 위해, 어머니가 자식에게 사랑을 주듯이 상황은 그렇게 우리에게 주어진다는 말씀을 하고 싶습니다. 그 상황 속에서 자신과 관계지워진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해 사랑하면서 내 업을 풀어나가면 족하다는 뜻입니다. 상황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거나 특히 도수풀이를 적용하게 되면, 로또복권을 사고 일 주일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그 시간을 견딜 수는 있으나 그 시간동안 차분하게 자기 자신을 성찰하고 관계를 성숙시켜나가기는 어려워집니다. 그러다 그 시간이 지나 원하는 결과가 오지 않으면 실망하고, 또다시 복권을 사서 당첨자가 발표되는 그 시간까지 초조하게 기다림으로 허송세월하기 십상입니다. 그렇게 신앙을 하는 분위기 속에서는 내 신앙을 상제님과 고수부님이 원하셨던 진정한 이심전심으로 깨친, 성숙한 신앙으로 나아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일 주일 뒤에 당첨자 발표를 기다리는 것에 온통 삶의 의미를 둔 사람이 일 주일동안 과연 일상생활에 최선을 다할까요.  시점을 안다고 해서 우리의 일상생활이 달라질까요. 상황은 그대로인데 오히려 상황속의 내 자신이 최선을 다하지 않을 공산이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벽시점을 상제님은 우리 인간들에게 일러주지 않습니다. 한 치의 앞도 알지 못한 채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만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에, 지극히 인간을 사랑하는 천지에서는 결코 천지의 비기(秘氣)를 일러주지 않는 겁니다. 그래서 혹 '천기'를  만에 하나 알았더라도(사실 그럴 리가 없지만), '누설'은 옛이야기 속에 통상 거론되듯이 누설한 당사자가 일정한 댓가를 치러야 합니다. 천지의 프로그램이 예정대로 순탄하게 진행되는 걸 (겉으로 보기에) 방해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사실은 방해받지 않지만), 천지의 원 의도와 상치되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천지의 원 의도에 심각하게 누가 되는 경우라면 천벌도 불사합니다. 천지는 공도(公道)로 움직이기에, 사정(私情)을 용납치 않기 때문입니다.

 

  고수부님의 말씀을 좀더 첨부합니다.

"천부지(天不知) 인부지(人不知) 신부지(神不知)하니, 내 일은 되어놓고 보아야 아느니라."

하늘도 인간도 신명도 모릅니다. 되어놓고 보아야 아는 것이 우리 일입니다.

 

  고수부님 말씀을 좀더 자세히 첨부합니다. 

"천부지 인부지 신부지하니, 내 일은 되어놓고 보아야 아느니라.

선천으로부터 지금까지는 금수대도술이요, 지금으로부터 후천은 지심대도술이니라.

마음 닦는 공부이니 심통공부(心通工夫) 어서하소. 제가 저의 심통도  못하고서 무엇을 한다는가." (선도신정경 pp215-216) 

오롯이 인간의 최선을 다한 정성이 필요한 일이요, 그래서 마음을 잘 닦아 천지부모님과 마음이 통해야 가능한 일인 겁니다. 

 

 

  우리는 철저히 상제님과 고수부님의 말씀을 바탕으로 신앙을 해나가야 합니다. 그 말씀의 출처가 분명해야 하고, 그 출처의 기록시기도 상제님 고수부님 제세시와 가까울 수록 신빙성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죄송하게도 전화주신 분께서 개벽시기나 진인의 성씨나 오 성인의 성씨를 거론하며 근거로 들었던 그 출전을 저희 태을도에서는 거의 인정하고 있지 않음도 이 자리를 빌어 밝힙니다. 사실 우리는 오 성인의 성씨도 모릅니다. 누군지 드러나지 않았으니 당연히 모를 밖에요. 지금 우리가 미리 신경쓸 일도 아니고요.

 

  오직 천지의 공도(公道)에 입각한 증산상제님과 고수부님의 가르침 만으로, 천명을 받은 단주수명자가 전해주는 상제님과 고수부님의 정신을 전해받아, 깨침으로 성숙해서 실천으로 홀로서는 주체적인 신앙인이 한 명이라도 더 나오는 것, 이것이 태을도 태을도인의 목표입니다.

출처 : 태을도(太乙道) : 태을궁 용봉서신(太乙宮 龍鳳書信)
글쓴이 : 새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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