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치성 태을도인 도훈
"나에 대한 확신과 진리에 대한 확신"
2018. 8. 7 (음 6. 26)
안녕하십니까? 태을도인 새달입니다. 7월말 8월초에 걸쳐 열대야를 넘어서 30도가 넘는 초열대야를 며칠 거치고 나니, 어느새 입추절이 되었습니다. 오늘아침 그 뜨겁던 열기가 살짝 눅어진 것 같은 공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들 뜨거운 여름밤 보내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스팔트 열기가 이글거리던 그 초열대야 기간 중에 시내에서 지인을 만날 일이 있었습니다. 그 지인으로부터 뜨거워진 한반도의 여름이 개발의 부작용일 수 있다며, 아스팔트로 뒤덮이고 남은 땅에는 모조리 나무를 심어야 그나마 한반도가 더이상 뜨거워지지 않고 유지될 수 있지 않겠나, 심각하게 걱정하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렇듯 다가올 미래를 걱정하면서도 지금 당장 우리가 버틸 수 있는 까닭은 지금의 여름 뒤에 어김없이 올 가을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계절의 순환에 대한 믿음이지요. 매일 열기에 허덕이면서도 가을을 못내 기다리는 우리의 믿음이 무엇을 바탕으로 굳건해질 수 있을지 생각하며, 오늘 입추치성 태을도인 도훈은 “(현존하는) 나에 대한 확신과 진리에 대한 확신”을 주제로 해보려고 합니다.
어린 시절 도대체 이 나란 존재는 어디에서 왔는지 너무나 궁금한데, 풀 길이 없었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공부는 당연히 이것과 거리가 멀었고, 우주에 대한 미스터리나 UFO․외계인 등에 관심을 가져보기도 하고 심령학 쪽으로 공부를 해봐도, 사후세계의 존재는 어렴풋이 알게 되었지만 나 자신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인지, 또 그 다음은 어떻게 되는지, 지금 나는 왜 이렇게 존재하는지, 분명 어딘가에 답이 있을 것 같은데 영 찾을 수가 없어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20대 초반, 겨울 지리산을 종주하러 가서 인적이 끊기고 눈이 퍼붓는 가운데 능선 어디쯤에서 길을 잃어 텐트도 보온장비도 없이 바위옆 맨바닥에 은박지매트 하나 깔고 침낭 속에서 비박(bivac, 노숙)을 하게 되었어도, 내가 좋아하는 겨울 지리산에서 죽는 건 크게 두렵지 않았고, 다만 내가 찾던 질문에 대한 답을 얻지 못하고 가게 되었구나 하는 한스러움 뿐이었습니다. 그 다음날 해가 높이 뜬 10시 무렵에 눈을 떴을 때, 살아있음을 확인하며 든 생각이 내 질문에 대해 천지가 너의 의미를 찾아보라고 기회를 주었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이후로 몸 약한 어린 시절 품었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졌고, 전 20대가 끝나갈 무렵 증산상제님을 만났습니다.
고수부님의 말씀 중에 저를 믿고 저를 찾으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증산을 믿는데도 먼저 자기 자신부터 믿어야 된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이에 관한 고수부님의 말씀 두 구절을 찾아 읽어보겠습니다. 첫 구절은 「강증산과 태을도」 358쪽 가운데에 있는 구절입니다. 원 출전은 「선도신정경」이고요.
@ 또 어느날 신정공사에서는 말씀이 계시니 이러하니라.
"믿네 믿네 저를 믿네
찾네 찾네 저를 찾네
닦네 닦네 마음 닦네
지심대도술(知心大道術)
심심지문(尋心之門)을 열어 개개히 새사람
재생신 재생신 조화조화 만사지
단주수명(丹朱受命) 우주수명(宇宙壽命)" 하시더라. (「선도신정경」 p156)
다음에 읽을 구절은 「강증산과 태을도」 책에서 제가 아직 찾지를 못했습니다. 아마 없을 지도 모르겠네요. 역시 「선도신정경」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 어느날 신정공사가 끝난 후에 모든 도인들이 다 돌아가더라. 고찬홍도 잔무를 마치고 자기 집으로 돌아가려고 고후비님께 작별 인사를 드리고 마당 뜰밑에 막 내려서니, 고후비님께서 가라사대 "보라, 고찬홍!" 하시고 부르시거늘, 찬홍이 엉겁결에 돌아보니 다구쳐 물으시기를 "너는 누구를 믿느냐." 하시거늘, 찬홍이 대답하기를 "저는 저를 믿나이다." 하고 아뢰니, 고후비께서 다짐하여 가라사대 "꼭 그러하더냐." 하시거늘, 찬홍이 대답하여 가로대 "꼭 그러하나이다." 하니, 고후비님이 또 물으시기를 "그렇다면 첫째는 네가 너를 믿되, 그 다음은 누구를 믿느냐." 하시고 물으시거늘, 찬홍이 대답하여 가로대 "그 다음에 믿는 바는 오직 상제님이로소이다." 하고 아뢰니, 가라사대 "응, 그러하리라. 스스로 저를 못 믿으면 증산도 또한 못 믿나니, 스스로 저를 잘 믿고라야 상제님도 잘 믿을 수 있으리라. 그러하니 너희들은 꼭 이와 같이 믿도록 하라." 하시더라. (「선도신정경」 pp.134-135)
나는 인식의 주체이며, 사유의 주체이며, 의지의 주체로서, 육체를 가지고 삶을 살아가는 현존(現存)의 기본 바탕입니다. 믿음도, 선택도, 생각도, 표현도, 내가 있어 이루어집니다. 내가 없으면 세상도 없습니다. 따라서 내가 믿고자 하는 대상이 무엇이든, 그 대상에 대한 믿음의 출발은 우선 환경으로서의 세상을 인식하고, 이 속에서 지금 당장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 앞으로 무엇을 향해 나아갈 것인가 (또는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를 결정 또는 선택하는 ‘나 자신’에 대한 믿음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합니다. 하느님에 대한 믿음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고수부님이 고찬홍으로부터 듣고자 했던 신앙고백의 핵심은 바로 이것입니다.
그럼 고수부님의 첫 인용구절에서 ‘저를 찾는다’는 말씀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저를 믿네’의 의미는 앞서 말씀드린 인식과 사유와 신앙하는 주체인 현존하는 자신에 대한 믿음의 의미입니다. 그러면 현존하는 자신이 바로 여기 있는데, 무얼 더 찾으라는 것일까요? 또 심심지문을 열면 우리 모두 새사람이 된다는 데, 그 재생신의 의미는 뭘까요?
이는 먼저 현존하는 자신을 믿고서, 그 다음 자기 속에 있는 진리성․신성․영성을 스스로 찾고 닦으라는 고수부님의 지적이자 당부인 것입니다. 내 속의 진리성․신성․영성의 근거는 바로 생명이 비롯된 자리 ‘태을’이고, 마음을 닦아 내 속의 태을을 환하게 드러내어야 진정한 재생신- 후천사람으로 거듭난다는 고수부님의 말씀입니다. 이는 우리의 깊은 내면에 진리성․신성․영성이 이미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인간은 육체의 수명이 다하면 사라지는 물질적인 존재가 아니라 그 안에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생명과 의식이 존재하며, 그 생명과 의식이 바로 생명이 비롯된 자리인 태을과 연결되어있어, 인간 모두는 신령스런 존재인 것입니다. 인간 자체가 곧 태을체이며, 따라서 진리체인 것입니다. 우리도 증산상제님과 같은 신령스러운 존재임을 증산상제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해주셨습니다.
「강증산과 태을도」 261쪽, 가운데 있는 구절 중의 일부입니다.
@ 어느날 종도들에게 가라사대 "내가 우주를 주재한다 이르지 말라. 너희도 또한 우주를 주재하느니라." (정영규, 「천지개벽경」 p260)
내 현존이 부정할 수 없는 눈앞의 현실인 것처럼, 내 존재의 진짜 의미인 진리성․영원성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진실입니다. 내 현존의 확실성만큼이나 인간 개체의 진리성이 확실하다면, 진리에 대한 확신 또한 당연하고 또 당연한 것입니다.
자신을 믿으십시오. 자신을 존재하게 하는 진리 또한 믿으십시오. 증산상제님과 고수부님은 자신을 믿고, 자신의 진리성을 믿고, 진리를 믿으라고 일러주십니다. 자신을 제대로 믿어야만 증산상제님 또한 제대로 믿을 수 있습니다. 그래야만 증산상제님이 일러주신 진리 또한 제대로 믿을 수 있습니다. 나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하느님에 대한 확신․진리에 대한 확신이 수반된다는 말씀입니다. 인류에게 그것을 일깨워 스스로를 구원해 진리의 세상을 만들어가도록, 진리와 구원의 길을 내주시려고 이 땅에 오신 아버지하느님 어머니하느님이 바로 증산상제님과 고수부님이십니다. 인류에 대한 지극한 사랑과 인류에 대한 지극한 믿음으로 당신들의 사후 100년 뒤를 마련해놓고 가셨습니다.
생명의 근원이 태을입니다. 누구에게나 저 속에 태을이 있습니다. 저 속의 태을 광명을 드러내어 만들어가는 태을세상․진리세상이 후천입니다. 저를 믿고 진리를 믿어야 후천이 지상의 인간세상에 열립니다. 우리가 성사재인으로 만들어가는 후천인 것이지요.
뜨거운 여름이 있어 가을의 결실이 이루어지기에, 앞으로 올 가을에 대한 확신으로 지금의 열기를 조금만 더 견디시길 바랍니다. 세상사람 모두 저에 대한 확신과 진리에 대한 확신으로, 태을도 생명길 따라 부지런히 마음 닦고 태을주를 읽어서 천지부모님이신 증산상제님과 고수부님이 약속하신 새 하늘 새 땅을 맞이하시길 바라며, 2018 무술년 입추절 태을도인 도훈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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