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을도인 도훈(道訓)

[스크랩] 소서치성 태을도인 도훈 "그의 손을 만져 위로할 지니라"

태을세상 2016. 7. 9. 22:22

 

소서치성 도훈

그의 손을 만져 위로할 지니라

201677(음력 63)

    

 

   연일 장마에 여기저기서 비 피해소식이 들립니다. 태풍도 올라온다고 하고. 이 장마가 끝나면 또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될 것입니다. 장마도 태풍도 무더위도 피할 수 없는 자연현상입니다. 큰 이변없이 잘 견뎌내고 가을의 결실이 있기를 기원하면서, 오늘은그의 손을 만져 위로할 지니라는 제목으로 태을도인 도훈을 시작하겠습니다.

     

   증산상제님의 말씀 중에 "다른 사람이 만일 나를 치면 그의 손을 만져 위로할 지니라."(대순전경 p327)는 구절이 있습니다. 예수의 유명한 말씀중 하나인 악에 맞서지 말라.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왼뺨마저 돌려 대어라.”(마태복음 539)를 연상케 하는 구절인데, 내 독기와 살기를 푸는 것에서 나아가, 나로 인해 생겨나고 밖으로 표출된 상대방의 독기와 살기마저도 헤아려 풀어주어야 함을 역설하는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상생활의 모든 관계에서 독기와 살기 없이 살아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내 속에도 상극의 독기와 살기가 자리잡고 있고, 상극세상에서 관계하는 다른 사람 역시 나와 똑같이 미완의 상극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잘하고자 하는 의도였지만 나도 모르게 내 언사와 행동에서 독기와 살기가 상대에게 표출되기도 하고, 상대방 역시 지지 않겠다고 내게 독기와 살기를 뿜어내기도 합니다. 상대방의 살기 배인 반응을 보며 , 내 언행 속에 독기와 살기가 있었구나.’ 뒤늦게 깨닫기도 합니다.

     

   그럴 때 증산신앙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상제님께서 우리에게 당부하신 말씀처럼 얼른 그 손을 잡아 용서를 빌고 나로 인해 입은 마음의 상처를 위로해주어야 합니다. 상대방이 풀어야 그 풀어진 마음이 내 마음을 개운하게 풀어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상대방 반응에 내 진심은 그게 아닌데..’하며 서운했다가도 상대방의 그 반응이 마음에 걸려 내 마음이 내내 불편했던 경험이 있다면, 나는 도인될 자격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내 불편한 마음을 느낀 순간, 상대방의 불편한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내가 먼저 움직여야 합니다. 상대방의 마음의 상처가 결국은 내 마음에도 상처를 입히기 때문입니다. 모든 생명있는 것들의 근원은 태을이고, 태을을 통해 우리는 하나로 엮여있기에 그러합니다.

     

   모든 생명있는 것들은 커다란 하나이기에, 상대가 불편하면 결국 내가 불편해집니다. 상대가 아프면 결국 내가 아프게 됩니다. 상대를 위해서 움직이는 것은 결국 나를 위한 것입니다. 상대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은 나를 용서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내가 남을 용서하는 것도,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또한 상극을 맞아 상생으로 풀어감은 도인의 마땅히 해야할 일로, 상극의 고리를 끊어내고 상생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단초가 될 것입니다.

     

   "참는 덕이 크고, 용서하는 덕이 큰 것이니라." (이중성의 천지개벽경 p134) 말씀하신 증산상제님께서는 "어떤 사람이 잘못을 계속하여 범하면 어떻게 합니까." 라고 종도가 물었을 때도 "계속해서 용서해 주거라. 허물은 죄지은 자에게 있을 지언정, 덕은 용서해주는 너희에게 있느니라."(이중성의 천지개벽경 p132)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우리 도인들이 이러한 상제님 말씀을 대할 때에도, 허물이나 덕이 누구에게 있게 되는지 그 소재에 연연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저 풀어내고 풀어내서 상생의 세상을 열어가는 것이 우리의 소임이라 생각하고 노력하기만을 바랍니다.

     

   집 근처 초등학교에서 한 달 예정으로 6학년 학급담임으로 기간제교사를 하고 있는 중인데, 아이들이 무척 거칠고 무엇보다 속에 분노가 꽉 차 있습니다. 분노와 증오를 생산하는 사회로 만든 어른들의 책임이 크고, 그 어른 속에 저도 들어있기에, 그 아이들을 보며 많이 반성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항상 반성만 하는 건 아닙니다. 그 분노에 맞닥뜨리면 기본적으로 이해하고 감싸려고 노력하지만, 이기적이고 대책없는 표출에 어이없어 포기하고 싶거나 화가 날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이 지나고 나면 어김없이 무조건 사랑으로 감싸줄 걸.’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 아이들에게 미안해지고, 부족한 저를 탓하게 됩니다. 그 분노 뒤 감춰진 속마음엔 사실은 사랑받고 싶은 갈망이 자리하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이 학교에는 결손가정 출신 아이들이 많습니다.

     

   어제도 의도하지 않게 학부모 한 분이 마음을 상해 하셔서 열심히 풀어드렸는데, 오늘도 사랑으로 무조건 감싸지 못한 채 두 아이를 집으로 보냈습니다. 도훈을 하는 지금도, 제 마음이 편치가 않습니다.

     

   어른도 상처받고 아이도 상처받습니다. 어른도 사랑과 이해를 필요로 하고, 아이도 사랑과 이해를 필요로 합니다. 우리 도인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른이고 도인이지만, 저 또한 상처도 받고, 사랑과 이해를 필요로 합니다. 우리 모두 사랑을 먹고사는 존재입니다. 사랑의 원천인 태을에서 만들어진 생명이기에, 생명의 속성인 사랑을, 생명있는 모든 것은 예외없이 다 간절히 바라게 되어있습니다. 다만 상극세상이기에, 사랑의 오고감이 원활하지 못해 삐걱거릴 뿐입니다.

     

   지금, 내가, 바뀌어야 하고 움직여야 합니다. 나는, 증산상제님과 고수부님이 준비해놓으신 사랑으로 먹고사는 후천 인존시대를, 성사재인으로 열어갈 태을도인입니다. 더 공부하고, 수행하고, 사랑해야겠습니다. 이 아이들이, 학부모가, 지금 저를 가르치는 저의 선생님입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 태을도(太乙道) : 태을궁 용봉서신(太乙宮 龍鳳書信)
글쓴이 : 새달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