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를 주말에 바꿨습니다. 신혼살림으로 장만했던 냉장고인데 그간 몇번이나 멀쩡한걸 왜 바꾸냐며 넘어갔었는데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좋은 가격에 바꾸었습니다. 14년동안 잔고장 한번없이 잘 쓰던 냉장고인지라 버리기 아까워 회사에다 가져다 놓고 쓸 요량으로 먼지를 닦다 보니 냉장고 위의 먼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4번의 이사를 거치면서도 한번도 안 닦지는 않았을 텐데 쌓인 먼지가 마치 솜털을 뿌려놓은 듯 소복합니다. 그냥 닦아 내면 되겠거니 해서 젖은 휴지로 먼지 덩어리를 한번 걷어 내어도 그 아래에 새까많게 코팅이 되어 있습니다. 걸레로 두세번을 닦아도 걸레가 새까많게 묻어 나옵니다. 일부분 냉장고의 원래 광택이 살아나긴 해도 까맣게 찌들어 붙은 먼지의 흔적을 완전히 지우기는 어렵습니다. 길어봐야 14년이라는 시간 동안 쌓인 먼지가 그렇습니다.
닦으면서 문득 '풍류주세백년진'이 떠올랐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부지런히 닦아 후천을 맞으라는 증산의 가르침이 대두목놀음과 개벽놀음과 도통타령이라는 아집의 먼지로 100년을 쌓이며 전해 내려온 그 폐단이 그리 쉽게 사라질 수 있는 것이 아니겠구나. 14년이 채 안되는 먼지가 이렇게 지독할 진데...
비무탄로정난심입니다. 올바른 길이 없는 것이 아니요 먼지쌓인 마음에 보이지 않음입니다.
매일 매일 먼지 닦아내듯 마음닦고 태을주를 읽어 내 마음을 밝혀가야 합니다.
출처 : 태을도(太乙道) : 태을궁 용봉서신(太乙宮 龍鳳書信)
글쓴이 : 충정(忠正)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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