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남풍과 적벽대전
@ 기유년 와룡리(臥龍理)에 사는 황응종(黃應鐘)이 구릿골에 가서 상제님을 뵈옵고자 하나 가지고 갈만한 봉증물(奉贈物)이 없어서 어찌할고 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부엌에 닭의 횃대에서 암닭(雌鷄)이 날아와 응종의 머리를 덮치거늘 엉겁결에 잡아들고 있으니 문득 생각되기를 상제께 봉증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나거늘 그 길로 출발하여 구릿골로 와서 상제님을 뵈옵고나니 토방 아래 닭을 보시고 가라사대 황계(黃鷄)가 동하니 적벽대전(赤壁大戰)의 조짐이라 어서 관운장(關運長)을 불러 화용도(華龍道)의 목을 단단히 지키라 하리라 하시고 일어서시어 멀리 바라보며 어수를 흔드시니 동남풍(東南風)이 일어나더라. 글을 써서 불사르시고 그 닭을 수증하여 종도들과 같이 잡수신 후 처음으로 종도들에게 운장주(運長呪)를 써서 읽히시니 이러하니라.
운장주
천하영웅 관운장 의막처 근청천지 팔위제장 육정육갑 육병육을 소솔제장 일별병영사귀 엄엄급급 여율령 사바하 (정영규의 천지개벽경 p160-161)
2. 손사풍과 급살병
@ 어느날 종도 수십 인을 거느리고 금산사에 가시어 금산사 서전(대장전) 사이에 있는 십자로에서 공사를 행하실 새, 느닷없이 손사풍(巽巳風)을 불리시며 상제님께서 스스로 잠깐 열병을 앓으시더니, 가라사대 "이만하면 사람을 고쳐쓸 만하다." 하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