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을도가 1998년 공식기두한 이래 올 2014년까지 햇수로는 17년째 접어들었습니다. 그간 여러 사람들이 태을도를 찾아왔고 또 떠나갔습니다. 상제님 신앙하는 사람들이 다 그렇듯 저도 사람인 지라, 사람이 찾아오면 너무나 좋고 반갑고 그러다 또 떠나가면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왔습니다. 고수부님 말씀인 '오는 사람 막지 말고 가는 사람 잡지 마라' 라는 구절을 항상 입에 달고 의연하게 맞이하고 떠나보내려 했지만, 사람의 정리가 그럴 수만은 없었던 것이겠지요.
처음엔 떠나는 도인들이 서운하기도 했었고, 저렇게 떠나가도 결국엔 먼 길 돌아 여기로 올 텐데 하는 안타까움도 컸었지만, 돌이켜보면 태을도를 지키는 저희들이 미숙해서 그들을 제대로 못 담아낸 부분도 많았습니다. 그분들 덕에 저도 사람공부가 많이 되었습니다. 그분들도 아직 태을도에 완전히 정착할 시운이 아니어서 인연의 고리만 우선 만들어두고자 왔을 지도 모르지요. 그닥 길지 않은 시간이었다 할 지라도 같이있는 시간동안 우리는 한 식구처럼 같이 고민하고 아파하고 즐거워하기도 했더랬습니다.
요즈음은 그동안 태을도를 거쳐가신 그 분들을 떠올리면 나름 태을도에 한 역할을 하고 가셨다는 생각과 함께 고마움이 제 가슴속에 은연중 가득합니다. 상제님신앙에 지금도 열과 성을 다해 활동하는 걸로 전해듣고 있는 O도인님, 태을도에 성금제도를 길 틔워주신 O도인님, 홍범초 교수의 천도식을 태을도에 부탁해 태을도 천도식을 처음 시작하게 만든 O도인님, 주변의 여러 인연들을 데리고 와 입도나 천도식을 지내게 했던 O도인님(경제적으로 너무나 힘들 때였는 데, 덕분에 그 한 시절을 연명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를 징하게 했던 그러나 결코 미워할 수 없었던 O도인님(손재주가 좋았던 이 분은 뜨개질을 배워서 제 몸크기에 딱 맞는 포근한 겨울쉐터를 떠서 가져왔었지요. 지금도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매사에 너무나 격정적이어서 가끔은 감당하기 힘들었던 O도인님(어떻게 지내시는지 종종 생각나는 동생같은 분이지요), 대구 영천지역의 음식솜씨가 너무도 좋으셨던 O도인님을 비롯한 아주머니 도인들과 그 무리를 이끌던 O도인님(이 분들은 특히 도를 구하는 열정과 정성이 대단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한 곳에 머물지 못하고 순례길에 나선 것이 많이 안타까웠는데, 지금은 어디서 잘 머물고 계신 지..), 본인의 능력을 십분 발휘해 태을도 책을 멋있게 편집해주셨던 O도인님, 아이들이 삼촌이라 불렀던, 태을도 초기부터 함께 했기에 떠났다 다시 왔어도 여전히 한 식구같았던 O도인님, 오랜 사회생활을 통해 몸에 밴 매너와 부지런함으로 태을도에 연륜과 품위를 한결 더해주셨던 O도인님, 태을도에 머무는 동안 신앙에 대한 열정을 유감없이 보여주신 O도인님(얼마전 상제님어천치성 준비하며 삼복더위에 뜨거운 불 피워 음식장만하느라 이 분이 갖다준 에어컨 돌리면서 어찌나 새삼스럽던지..O도인님, 아들내미가 논산훈련소 수료식할 때 피곤한 몸으로 차 끌고 달려와주셨더랬지요. 덕분에 며칠전 무사히 잘 전역했습니다^^), 그 밖에도 많은 분들이 태을도에 왔다가 떠나갔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떠나는 그 순간은 아픔과 서운함이 더 컸을 지 모르나, 돌이켜보면 모두 태을도의 한 시절을 꾸며주신 고마운 분들입니다. 비록 태을도를 떠났지만, 이분들도 오늘의 태을도가 있기까지 한 역할을 하셨던 분들입니다.
물론 가장 고마운 분들은 변함없이 묵묵히 태을도를 지켜온 도인분들이십니다. 힘들 때 옆을 지켜주셨고, 외로울 때 같이 걸었습니다. 충덕도인님을 비롯한 여러 태을도인들과, 천지부모님을 향한 이 길을 앞으로도 계속 걸어갈 수 있기를 바라고 또 바랍니다.
태을도를 지키고 계시는 분들도, 떠나신 분들도 다 천지부모님의 자식들이요, 한 가족입니다. 언젠가 천지부모님을 향한 길에서 다들 만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천지부모님을 향한 일심으로 진리의 길을 열심히 가다보면 반드시 만나게 될 것입니다. 서로 환한 웃음으로 반갑게 만날 그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정말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항상 감사합니다. 모쪼록 건강하시고, 천지부모님의 사랑과 은혜를 주위에 나누며 진리의 길위에 항상 계시기를 빌겠습니다. 저도 부지런히 공부하고 수양해서 더 나아진 모습으로 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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