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태을도 10월 월례치성 도훈
새각오 새다짐 새출발 새도약
2021. 10.31 (음 9. 27)
올해가 제 환갑입니다. 엊그제인 금요일 오후에 출발해 방금 전까지 2박 3일 동안, 백제문화가 깃들어 있는 공주와 부여를 다녀왔습니다.
제 회갑을 축하해주신 태을도인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저를 각별히 챙겨주시는 가족분들과 저를 알고 기억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마음과 뜻을 같이하는 인연은 생명력이 된다
세월이 흘러가면서 결국 남는 것은 인연입니다. 어떤 계기·어떤 방식으로 만났든 간에, 호의를 가지고 마음을 주고받고 뜻을 같이하고 염려하며 챙겨주는 진정한 인연은, 언제나 그 사람이 살아가는데 생명력이 됩니다.
밥을 먹어서만 사람이 사는 것이 아닙니다. 육신의 양식도 필요하지만, 정신적인 양식도 필요합니다. 육신의 양식뿐만 아니라 영적인 양식도 필요하고, 마음의 양식도 필요한 것입니다.
내 생명을 건강하게 유지 시켜주고 활성화 시켜주는 물질적인 은혜를 베풀어주는 분들도 있지만, 내 영적인 건강성과 내 마음의 풍성함과 내 영혼의 생명력을 유지해주는 은혜로운 분들도 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것은, 물질적인 부분에 생명력의 은혜를 베풀어준 분들과 무의식적인 영적인 부분에 생명력의 은혜를 베풀어준 분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북사도 전란과 남군산 병겁에 백제정신이 부활하길
종부님과 딸들과 함께 2박 3일 일정을 참으로 뜻깊게 보냈습니다. 항상 백제에 대한 짠한 마음이 있어서, 백제를 일으키고 부흥시키고 그리고 마지막에 스러져간 분들에게, 북사도 전란과 남군산 병겁을 앞두고 백제정신을 오늘날에 부활시키고 소생시켜서, 천지부모님의 가르침인 태을도를 통해서 한 사람이라도 살려낼 수 있기를 바랬습니다.
오늘 그 소원·그 바램이 제 회갑 가족여행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천지부모님의 인도와 안내로, 2박 3일 동안 백제의 건국에서부터 패망까지의 백제분들의 한과 설움·꿈과 희망을 공감하고 동감하고 안타까워하고, 그리고 어찌 보면 새롭게 백제정신이 부활하는, 기도와 축원의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고려가 망할 때 정몽주가 있었기에, 고려의 충신이 살아있다는 것이 후대에 보여졌습니다. 이방원이 비록 나라를 새롭게 건국하기 위해서 정몽주를 선죽교에서 죽였지만, 고려를 향한 자기 주군을 향한 정몽주의 충심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고려의 충신 정몽주의 충성심과 충정심
정몽주가 고려를 마지막까지 지키고자 한 충성스런 마음, 고려의 임금을 마지막까지 보필하고자 하는 혈심의 충정은, 오래도록 후대인들에게 살아 숨쉬게 되었습니다. 이방원이 자기 아버지 이성계로부터 조선이라는 나라를 이어받았지만, 이방원도 정작 신하들과 백성들에게 바랐던 것은 정몽주와 같은 충성심(忠誠心)이었습니다. 충정심(忠正心)이었습니다.
조선에 대한 충성, 조선 임금에 대한 불변하는 충정심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성리학의 나라인 조선 내내 정몽주를 기리는 저술과 행사가 면면히 이어져 왔습니다.
나라는 망해도, 목숨을 바친 충신의 피어린 충성심은 후대에 영원히 살아서 전해진 것입니다. 임금은 죽어도 임금을 향한 일편단심의 절개와 목숨을 담보로 하는 단심의 충정심은, 굳건한 생명력을 가지고 후대인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있게 됩니다.
오늘 2박 3일의 일정을 마감하면서 부소산성을 올라가 낙화암에 들렀습니다. 삼천궁녀가 백제의 한을 뒤로하고 삶의 마지막에 몸을 던진 곳입니다.
낙화암에 메아리친 충성과 충정의 마음
낙화암에 올라가 보니 깎아지른 절벽이었습니다. 밑에는 백마강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660년 백제가 마지막 숨이 끊어지는 순간에, 백제를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충신들이 몸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또 욕되지 않게 생을 마감하려고 하는 궁녀들이나 백제의 장군, 그리고 평민들이 낙화암에서 절벽을 향해서 백마강으로 몸을 던졌을 것입니다.
낙화암에 서 보니, 그 당시 마지막 생을 마감했던 백제분들의 마음이 절절히 다가왔습니다. 백제를 위해서 무엇을 남길까, 후대인들한테 어떤 정신을 남길까, 하늘을 우러르며 울부짖었던 충신의 마음, 충성의 마음이 가슴속에 메아리쳤습니다.
낙화암에 오르기 전에 부소산성 밑을 흐르는 백마강 강변에 가서, 딸내미가 제 회갑선물로 준 꽃을, 백제 유민들과 낙화암에 떨어져 일생을 마친 한 많은 백제 충신들을 위로하고자, 몇 마디 축원하며 강물에 띄워 보냈습니다.
나라를 위해서, 민족을 위해서, 백성을 위해서, 충성스런 마음·충정어린 마음을 바쳤던 사람들은, 역사의 빛나는 혼들이 되어서 후대인들의 마음속에 면면히 살아 숨쉬는 것입니다.
충성과 충성의 혼들은 국난극복에 큰 생명력
그 땅에 백제는 망해서 통일신라로, 그 이후에 고려로, 조선으로, 그리고 현재의 대한민국으로 바뀌었지만, 역사의 고비 고비마다 역사의 현장에서 그 옛날 백제가 망할 때, 백제에 바친 그 충성스러운 마음, 백제의 마지막 왕과 함께 했던 충정어린 마음은 살아 숨쉬어서, 국난극복에 큰 생명력을 주게 됩니다.
제가 서두에, 내가 살아있음이 물질적인 양식으로만 살아있는 게 아니고, 무의식적인 생명력, 영적인 생명력, 영혼의 생명력으로 살아있다는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육신만 살아있고 영혼이 죽어있으면, 육신만 강건하고 영혼이 튼실하지 않으면, 그 사람은 개 돼지나 다름이 없습니다. 탐음진치에 빠져서, 주지육림에 빠져서, 이끗에 빠져서, 사적인 권력욕에 빠져서, 역사에 아무런 족적을 남기지 못하고 그저 사라질 뿐입니다.
우리가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것은 그의 위대한 정신 때문입니다. 나라와 민족과 백성을 위해서 초개와 같이 목숨을 던졌기에, ‘불멸의 이순신’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기억하고 우리가 본받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애국 애족 애민의 사람들, 나를 용기백배하게
우리가 일생을 살아가면서 심기일전하는 계기가 찾아옵니다. 역사의 현장을 답사하면서, 그 시대의 나라와 민족과 백성을 위해 충성과 충정을 다해서 몸을 초개와 같이 바친 애국 애족 애민의 사람들을 만날 때, 나에게 새로운 다짐의 계기를 주고 새로운 각오의 기회를 줍니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국민이 도탄에 빠졌을 때, 하늘은 그 사람들을 통해서 내가 용기백배하게 해줍니다. 새로운 각오로 새로운 다짐으로 새 출발을 해서 새로운 도약을 하게 해 줍니다.
역사의 고비 고비마다 충성과 충정의 열정으로 살았던 사람들이, 누구를 도와주고 누구와 함께하고 있겠습니까? 충성과 충정을 바쳐서, 일심으로 혈심으로 단심으로 순전한 마음으로 순결한 마음으로 살았던 사람들은, 현재 그 시대의 도탄에 빠진 세상을 구하는 마음과 각오와 의지를 가진 사람들을 찾아 도와줘서, 그 일이 반드시 성공하게 해 줍니다.
증산상제님께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 바가 있습니다.
@ 공우가 증산상제님께 여쭙기를 "신이 응기하면 사람이 신력을 얻게 되는 것입니까." 증산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성현의 신명이 응기하면 현심(賢心)이 생기고, 영웅의 신명이 응기하면 패기가 생기고, 장사(壯士)의 신명이 응기하면 큰 힘이 생기고, 도적의 신명이 응기하면 적심이 생기나니, 그런고로 나는 목석이라도 기운을 붙여 사용하느니라." 또 이르시기를 "마음이라는 것은 귀신이 왕래하는 도로이니, 성현을 생각하면 성현의 신명이 응기하고, 영웅을 생각하면 영웅신이 응기하고, 장사를 생각하면 장사신이 응기하고, 도적을 생각하면 도적신이 응기하느니라. 그런 고로 천하의 모든 일의 길흉화복이 다 스스로의 정성으로 구하는 것이니라." (이중성, 『천지개벽경』 pp.371-372)
한 사람이라도 더 급살병에서 살려내자
내가 충신을 생각하면 돌아가신 그 충신이 나한테 오게 됩니다. 내가 영웅을 생각하면 그 영웅신이 나를 도와주게 됩니다.
북사도 전란과 남군산 병겁이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이 남조선에 목숨을 바쳐 충성과 정성을 다했던 애국 애족 애민의 영웅과 호걸과 또 장군들과 백성들 모두, 태을도 대시국 건방설도에 태을도인들과 동참해서, 한 사람이라도 더 급살병에서 살려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제 우리 태을도인들이 새 각오·새 다짐으로 새 출발을 해서, 새 도약을 이룰 수 있기를 바라며, 도훈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