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을도인 도훈(道訓)

[스크랩] 입동치성 태을도인 도훈 : "결혼부터 하세요"

태을세상 2017. 11. 21. 14:21
입동치성 태을도인 도훈
"결혼부터 하세요"
2017. 11. 7 (음 9. 19)
기온이 좀더 떨어졌습니다. 벼 베기도 끝나고, 시골에서는 그동안 밭에서 열심히 길러낸 작물들을 가을걷이 하느라 한참 바쁜 때입니다. 겨울을 준비하는 동시에 내년 농사를 위한 씨앗들을 골라두는 겨울맞이에 들어가는 입동(立冬)절기입니다. 사람들은 스산해지는 공기를 느끼며, 한 해 마무리에 마음이 조금은 조급해지는 때이기도 합니다.
며칠전 큰 딸의 요청으로, 큰 딸의 대학동아리 후배를 신촌에서 저희 부부가 함께 만났습니다. 우리 나이로 24살, 내년 2월 졸업을 앞둔 풋풋한 청춘으로, 예전에는 무신론자였는데 최근에 종교에 관심을 갖고 주변 지인을 통해 여러 종교에 대해 알아보고 다니는 중에, 우리 딸아이가 태을도를 신앙하는 걸 뒤늦게 알고 태을도에 대해서도 알고 싶다고 해서 만들어진 자리였는데요, 거기서 우연히 ‘결혼’에 대해 언급이 되면서 이 소재로 도훈을 한번 해보고 싶어, 이번 도훈 제목을 "결혼부터 하세요"로 잡았습니다.
그 후배의 질문을 받아 대답하며 태을도에 대해 우리 부부가 번갈아 설명하는 방식으로 대화가 이루어졌는데요. 때가 되면 어울리는 짝을 만나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가정을 이루어야 된다는 얘기를 제가 막 하고 있는데, 우리 딸아이가 이 후배는 결혼을 안할 수도 있다고 거들기에, 제가 정색을 하고 얘기했습니다. "무슨 소리냐. 실제로 살아가다 노력해도 인연이 되지 않아 결혼을 못하게 될 수도 있겠지만, 미리 결혼을 안할 수도 있다는 걸 상정하고 사는 건 자연지리(自然之理)에 위배되는 거다." 동물이나 식물이나 우리 인간들도 모두 하나의 성(性)을 선택해 태어나지요. 그게 남성이든 여성이든 암수를 선택해 태어나게 됩니다. 그래서 자라서 때가 되면 짝을 만나서 아이를 낳는 것이 생명을 가진 존재들의 기본적인 역할이지요. 그 역할 자체가 자연지리인 겁니다. 그래서 "우리 태을도는 자연지리에 입각한 도이고, 그렇기 때문에 결혼이라는 것을 당연히 전제하고 얘기해야 하는 거다."라고 그 후배에게도 설명했지요.
또 다른 얘기입니다. 2006년도 5월경, 대구쪽 OOOOO 출신 여성신도들을 이끌고 온 남성신도 한 분이 계셨습니다. 그 분이 불교 쪽에 해박하다는 40대 초반의 한 남자분을 대구모임에 데리고 왔습니다. 한 소식을 이룬 분으로 미리 우리에게 설명했더랬는데, 만나서 한참을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끝에 종장님이 그 남자분에게 물었습니다. "결혼은 하셨습니까?" 그랬더니 그 분이 자기는 여자나 결혼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진리를 공부하는 쪽으로만 인생의 의미를 두고 있다고 얘기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종장님이 다시 얘기하기를 "결혼부터 하세요. 가정을 이루고 그 속에서 반듯하게 구도의 길을 가는 게 진정한 진리를 공부하는 사람의 도리입니다." 그 얘기에 남자분이 뭐라고 반박하는 중에, 마침 그 남자분 핸드폰이 울렸어요. 그래서 그 분이 “잠깐만, 전화부터 받을게요.”하고 전화를 받는데, 상대는 어떤 젊은 여자분이었어요. 그런데 얼마나 거칠게 이 남자분한테 큰 소리로 퍼붓는지 방안에 함께 있는 저희들 귀에도 내용이 다 들리는 거예요. 누가 봐도 그 여자분이 그 남자분의 내연녀이구나 하는 내용이었어요. 다들 말은 안해도 서로 얼굴을 보기조차 민망한 상황이었지요. 막 해퍼붓는 여자를 달래며 대충 통화를 끝낸 남자는 벌개진 얼굴로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황급히 그 자리를 떠났고, 남은 우리는 민망함과 어이없음에 다들 쓴 입맛을 다시며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상제님께서는 "천지도 일월(日月)이 없으면 빈 껍데기요, 일월도 사람이 없으면 빈 그림자"라고 하셨습니다. 그 안에 깃들인 생명이 없으면, 천지가 존재하고 일월이 운행하는 게 아무 의미가 없다는 말씀이지요. 도(道)는 '생생지도(生生之道)'입니다. 낳고 낳고 또 낳고, 그렇게 생명이 이어지는 속에서 섭리가 살아 숨쉬는 것입니다. 생명이 이어질 때 도도 생명 속에 깃들어 이어져가는 것입니다. 음이든 양이든 성(性)을 갖고 태어나는 것은, 그 성으로써 생명을 이어가라는 천지우주의 지상명령이 담겨있는 것입니다.
개벽을 앞두고 결혼을 생각할 겨를이 어디 있냐고 신도들을 질타했던, 돌이켜보면 참으로 어리석은 증산종단의 한 지도자가 계셨더랬습니다. 증산상제님께서는 석가를 불러다놓고 "종자(種子)없이 하는 성인이냐. 귀한 집 자제를 유인하여 음양의 윤기를 끊어서 인종을 절멸시키려 하느냐."고 혼내셨더랬는데, 그런 증산상제님의 진리를 편다는 증산종단에서 그런 지도자가 있었다는 것이 지금 생각해보면 참 어이없는 일이었는데, 그때는 그 단체의 분위기에 눌려서 진짜 결혼을 하지 않은 신도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 바람에 현실 속에 차분히 뿌리내리지 못하고 결혼 적령기를 놓쳐서, 지금도 그 단체 안에서는 결혼을 하지 않거나 못한 채 신앙하는 분들이 제법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단체를 떠났으나 이미 시기를 놓쳐, 지금껏 현실에서 자리잡지 못하고 홀로 사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 그 지도자는 돌아가시고, 아들인 현재의 지도자 역시 아직 결혼을 안한 걸로 압니다. 어찌 보면 그 아버지의 신념의 희생자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행실과는 별개로 말입니다.
후천은 일음일양(一陰一陽)이 제 자리를 잡아 조화를 이루는 정음정양(正陰正陽)의 세상입니다. '독음독양(獨陰獨陽)이면 만사불성(萬事不成)'이라 하신 증산상제님의 말씀처럼, 독음독양이면, 우선 생명이 이어지지 못합니다. 그리고 독음독양은 난음난양(亂陰亂陽)으로 흐르기가 아주 쉽습니다. 후천은 정음정양으로 음양이 조화로운 진리의 세상인데, 만약에 음양이 조화롭지 못하다, 정음정양이 되지 못한다 하면, 독음독양이든 난음난양이든 그 와중에 음양이 어긋지는 데서 원한이 발생하게 되겠지요. 그러한 세상은 더 이상 음양이 조화롭지도, 진리의 세상도, 아닌 것입니다. 그래서 후천은 정음정양의 세상일 수 밖에 없고, 그 정음정양을 만들어가는 우리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정음정양을 실천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증산상제님께서 문공신 성도를 통해 일음일양(一陰一陽)의 정음정양(正陰正陽) 공사를 보신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입니다(「강증산과 태을도」71쪽 하단 참고).
상제님께서 천지공사를 보시고 고수부님이 신정공사로 감리하셨습니다. 우리에게 남겨진 몫은 성사재인(成事在人)인데, 성사재인이란 상제님과 고수부님의 천지공사와 신정공사 속에 담긴 그 정신을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을 통해 깨치면서 바로 지금, 이 자리에, 후천을 만들어가는 일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후천인간이 되어야 되고, 우리가 몸담고 있는 현재의 공간이 후천으로 바뀌는 것이 성사재인인 것입니다. ‘나중에, 후천이 되면,’ 이 얘기는 성사재인의 주체로서 생각하거나 할 말이 아닌 것입니다.
증산상제님을 하느님으로 믿고 신앙하는 사람이라면, 나는 지금 당장 정음정양을 실천해야 합니다. 가정을 이룬 사람이라면 그 가정에서 수신제가를 통해서 치국평천하 할 수 있는 단도리를 해야 될 것이고, 나이가 찼는데도 내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다면 결혼부터 해야 합니다.
태을도에서는 찾아오시는 분들에게 나이가 찬 분이라면 종장님께서 항상 하시는 질문이 있습니다. "결혼하셨습니까?" 아직 못했다고 하면, 또는 도를 하느라 결혼할 생각이 없다 하면 "결혼하세요." 그리고 또 묻지요. "취직하셨습니까?" 아직 못했다고 하면 "빨리 일자리를 구하십시오."
항산(恒産)에서 항심(恒心)이 나오는 것입니다. 우리는 몸뚱아리를 가지고 있기에, 아무리 정신을 추구하더라도 이 몸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경제력을 가져야지만 물질세상을 살면서 우리의 신념을 계속 붙들고 나아갈 수가 있습니다. 정음정양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독음독양으로 있으면 정음정양의 조화를 실천해낼 수도 없을 뿐더러, 상제님의 진리가 관념으로 흐르기 쉽습니다. 그러나 상제님의 진리는 결코 관념이 아닙니다. 우리가 성사재인의 주체가 되어서, 우리가 살아가는 이 현실 속에서, 우리가 하나하나 이루어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들이 할 일은 지금, 이 자리에서, 성사재인을 해나가는 것이지요.
다시 한 번 당부드리지만, 나이가 찼음에도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거나 결혼할 생각이 없는 상제님신앙인이 있다고 하면, 우선 “결혼부터 하세요.” 감사합니다.
출처 : 태을도(太乙道) 대시국(大時國)
글쓴이 : 새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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