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을도인 도훈(道訓)

[스크랩] 상강치성 태을도인 도훈 " 증산은 과연 인간으로 오신 하느님인가?"

태을세상 2016. 10. 24. 10:36

상강치성 태을도인 도훈

증산은 과연 인간으로 오신 하느님인가?

2016년 10월 23일(음력 9월 23일)

 

 

   오늘은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입니다. 요근래 따뜻하던 날씨가 오늘 아침부터 다시 추워졌습니다. 이렇듯 절기는 어김이 없어서, 벼농사를 짓는 곳은 대부분 벼를 이미 추수했거나 이번 주를 넘기지 않을 것입니다. 결실을 넘어서서 폐장으로 들어가는 때인 것입니다. 설악산 단풍도 연일 고운 때깔을 자랑하며 등산객들의 마음을 물들이지만, 사실은 겨울을 앞두고 내년을 위한 동면 준비로 여름내 햇빛을 받아 영양분을 제공한 잎을 떼어내려는 냉정한 절차가 인간의 눈에 그렇게 보일 뿐입니다. 자연은 그 속에 깃든 생명들에게 머물 터전과 먹거리를 제공하지만, 순환지리로 계절이 바뀔 때에는 사정이 없습니다.

 

   급살병도 우리에게 그렇게 올 것입니다. 봄여름 동안 만물을 길러내고 윤회환생을 통해 인간을 키워가지만, 추수 때에는 마음을 심판하여 사정없이 쭉정이인간을 폐하고 알곡인간만 추려서 새 우주 일년을 준비할 종자인간으로 여물게 합니다. 다가오는 급살병으로 진멸지경에 처한 인류에게 급살병목을 넘기는 구원의 법방을 쥐어주고 후천을 준비하기 위해 하느님이 인간으로 오셨습니다.

 

   그러나, 증산신앙 단체를 통해 증산을 신앙하다 신앙하던 단체나 지도자에 실망해서 단체를 떠나는 사람들이 증산상제님마저도 의심하고 부정하는 경우를 종종 봐왔습니다. ‘증산은 하느님이 아니다. 단지 성인 중의 한 사람일 뿐이다.’ 심한 경우는 ‘사기꾼이다.’까지. 안타깝지만 저도 증산을 하느님으로 받아들이는데 어려움이 많았기에,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상황이 점점 우겨드는 요즘을 생각하면 이러한 의문점을 하루빨리 털어내고 증산을 다시 온전히 하느님으로 받아들이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부족하지만 오늘은 ‘증산은 과연 인간으로 오신 하느님인가?’ 아니면 단순히 성인 중 한 사람일 뿐인가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증산신앙 단체를 통해 증산을 만나고, 증산이 제 앞에 펼쳐보인 후천이라는 세상이 제가 어릴 적부터 꿈꾸었던 이상향이고 제가 원했던 대로 지상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그 신앙을 마다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제 글에서 누차 밝혔듯이, 하느님이 인간으로 오셨다는 것은 받아들이기가 참으로 어려웠습니다. 명칭은 상제, 소위 하느님이었지만 어릴 적 표지가 닳도록 읽었던 계몽사 50권짜리 전집의 제3권 ‘성경이야기’와 학교에서 배운 서양사상 속의 신(God)을 통해 알고 있는 하나님의 속성이 그것에 결합되어, 초월자 절대자인 ‘스스로 있는 자’인 하느님은 결코 인간으로 올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증산이 역사 속에 실재했던 인물이고, 그가 보여준 조화권능은 하느님이 아니면 행사할 수 없는 차원의 것으로, 증산을 따르지 않았던 제3자가 보인 반응까지 언급한 기록이 많은 걸 볼 때, 증산이 가진 조화권능이 실제라는 점은 별 이의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증산의 기행이적만 가지고 상제, 하느님이라고 바로 단정짓기는 역시 조금 부족했습니다.

 

   그 다음, 증산이 9년 동안 행했다는 천지공사를 하느님의 증거로 볼 것인가. 천지공사의 개별적인 의미를 우리가 다 파악하긴 힘들어도, 그 속에는 일관된 관점과 논리의 흐름이 있고 일정한 규모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인류의 앞날에 대한 걱정과 구원의 애틋함이 절절히 배어있음을 볼 때 증산의 인류애와 공심(公心)은 하느님으로서의 격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또한 평소 ‘하누님 뵈여지이다.’라고 식고해왔던 박공우 성도에게 ‘이제 식고를 내게 돌리라.’고 하신 데서 알 수 있듯이, 천지의 주재자라는 위격(位格)을 스스로에게 부여하고 9년의 천지공사 동안 한 번도 벗어나지 않는 확고한 주관은, 예수나 공자 같이 하느님아버지의 아들을 자처하거나 하늘이 자신을 인정해주기를 간구한 처신과 비교했을 때, 성인의 위격을 훌쩍 넘어서서 당신이 하느님임을 자연스럽게 드러내준다고 하겠습니다. 또한 천지공사 과정에서 증산이 언급하신 신도세계나 해원의 역사적 의미, 급살병의 도래와 구원, 후천세계의 상세한 언급 등은 천기누설에 해당하는 내용이어서, 증산의 위격에 대해 좀더 가늠할 수 있게 합니다.

 

   그 다음, 태을도에 의해 태을의 의미가 온전히 드러나면서, 증산이 말씀하신 ‘하늘 으뜸가는 임금’이 무엇인지 분명해졌습니다. 생명의 뿌리, 존재의 근원으로서 일체유심조이며 만법귀일하는 자리인 태을 천상원군의 의미가 분명해지면서, 태을과 증산의 관계도 체(體)와 용(用)의 관계로 자연스럽게 설명이 되고, 존재하는 삼라만상을 통섭하는 보편적인 진리로 태을도가 자리매김하면서, 생장염장과 원시반본을 말씀하신 증산의 논리의 맥락이 전후좌우로 꿰어지고, 선천의 여러 성인들이 밝혀내지 못한 진리의 궁극점이 명쾌해졌습니다. 이는 우리들이 대개 성품과 그 분이 평생을 실천하신 언행의 지향점과 인류에게 미친 영향으로 성인이다, 성자다, 부르는 차원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그러면 왜 하필 지금인가. 왜 하필 증산인가. 그전에는 왜 하느님 자리가 드러날 수 없었고 인간으로 올 수 없었나, 하는 것이 새로운 의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그가 인간으로 윤회환생하며 인류에 끼쳤던 공덕과 그 공덕 덕분에 천지신명의 추대로 8위 상제로 올랐고, 지금이 선후천교차기라는 것으로 해명이 됩니다. 선천은 근본으로부터 벋어나와 분열발달하는 생(生)과 장(長)의 시기이기 때문에, 자연지리에 비추어볼 때 근본자리인 태을과 완성체인 하느님은 세상에 드러날 수가 없습니다. 결실기인 미토(未土)운에 들어서서야 비로소 근본이자 결실완성체인 태을과 하느님의 존재가 드러나게 됩니다. 성경에서 얘기하는 절대자 초월자이면서 인격체인 ‘스스로 있는 자(者)’ 여호와 하나님은 초월적 존재임으로해서 자신의 형상을 결코 인간에게 보여줄 수 없기에, 당연히 하나님은 결코 인간으로 올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서양의 하나님관에 세뇌된 우리 역시 하느님이 인간으로 오신다는 것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진리적으로 틀린 얘기입니다. (어쩌면 완성체인 하느님과 미완성된 세상과의 간극이 이런 인식을 만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유무형을 초월하는 것은 오직 존재하는 모든 것의 근본자리인 '태을' 뿐입니다. '스스로 있는 자'가 아닌 '스스로 있는 자리'인 것입니다. 하느님은 태을이 유형화된 우주의 주재자로서 어디까지나 인격체입니다. 특히나 미토운에 해당하는 8위 상제는 선천의 공덕으로 천지신명의 추대를 받아 위(位)에 오르는 특별한 자리로, 과거 신농씨로 오셔서 의약과 농업을 인류에 전하시고, 이후 강태공으로 오셔서 제잔금폭의 묘략을 전한 증산이 그 위에 오르셨습니다. 그리고 천지공사를 통해 후천을 차질없이 준비하고 병겁을 넘어 후천으로 넘어갈 유일무이한 법방이며 생명줄인 태을주를 인간들에게 주시기 위해, 하느님이신 증산이 인간으로 오신 것입니다. 하느님이 인간으로 오시는 유일한  때가 선후천개벽기이며, 하느님이 인간으로 오시는 유일한 분이 미토운 8위 상제이십니다.

 

   맞이하는 시대는 인존시대입니다. 때문에 하늘도 나직이 하여 인간과 신명이 자유롭게 오르내릴 수 있게 됩니다. 하늘보다 땅보다 인간이 존귀한 시대라는 말은 인간이 인간으로서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인 인간완성을 이루어야 가능하고, 그 시대를 지상에서 구체적으로 누군가가 열어야 하는 데, 아직 상극지리의 끝자락인 선천말 지상에서 상극의 미완성된 인간들로서는 불가능한 얘기입니다. 방법은 오직 하나, 하느님이 인간으로 오셔서 최고의 인간, 완성된 인간으로서 최초의 인존이 되어줘야만 비로소 인존시대가 시작되고 그의 뒤를 이어 여타 인간들이 그를 본받아 인간완성을 이루어 인존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갈 수 있기에, 이 시기는 하느님이 인간으로 오실 수 밖에는 없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지요. 또한 하느님이 직접 인간으로 내려오셔서 평범한 민초들과 어울리는 것만큼 하늘이 나직이 되는 구체적이고도 명확한 증거가 어디 있겠습니까. 하느님이 이렇듯 몸을 낮추셨는데, 어느 하늘이 감히 고개를 쳐들고 ‘나 하늘이요.’하며 인간들에게 위세를 부리겠습니까.

 

   9년 천지공사를 끝마치고 증산이 하늘로 돌아가신지 올해로 10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고수부님이 태을주 포교를 시작하신지도 올해 상제님 성탄치성으로 만 105년이 됩니다. 살아 생전 누구를 꼭 집어 성사재인의 주체를 정해주신 게 아니라, 약장을 짜시며 ‘열풍뇌우불미 단주수명 태을주’라고 쓰시어, 단주가 천명을 받아 급살병이 돌 때 유일하게 열풍뇌우불미하며 태을주를 용사한다고 하셨을 뿐, ‘풍류주세 백년진’, ‘적막강산 근백년’ ‘동지한식 백오제’ 등의 말씀으로 사후 백 년 정도 지나야 천지공사의 대미가 이루어질 것임을 예고하셨습니다. 그러면서도 ‘물샐 틈 없이 짜놓았으니 도수에 돌아닿는 대로 어김없이 열린다’고 선언하고 돌아가셨습니다. 100년의 공백이 있고나서야 진법이 나와 성사재인하게 될 거라는 그 큰 믿음과 확신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요? ‘대인의 말은 한 마디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한다.’고 하셨습니다. ‘나만 전지전능한 것이 아니요, 너희들도 전지전능하다.’시면서 전제로서 당신이 전지전능한 존재임도 밝히셨습니다. ‘이마두를 비롯한 모든 신성 불 보살들이 몰려와 간청하므로, 괴롭기 한량없으나 어쩔 수 없이 내가 내려왔노라’고 하셨습니다. 돌아가시기 전 고수부님께 맡긴 염낭 속에는 ‘옥황상제’라는 명호를 친히 쓰신 쪽지가 들어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증산은 하느님이십니다. 옥황상제이십니다. 삼계를 주재하시는 삼계대권을 쥐고서 자연지리에 맞춰 무위이화로 급살병을 내리고 후천을 예비하고 계시는 천지의 아버지이십니다. 인류를 구하고자 하는 크신 사랑으로 하느님이 친히 인간으로 오셔서, 우리가 인간으로서 완성될 수 있는 길을 손수 열어놓고 가셨습니다. 조화권능과 더불어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으로 우리들 곁에 머물다 가신 하느님이셨습니다.

 

   과거 내가 가지 못한 길에 대해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내 지나온 길은 순간순간 최선이었습니다. 선택의 주인은 나였으므로, 책임도 내게 있습니다. 또한 세상에는 무의미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어떤 모습이었든 간에, 지나온 내 시간 역시 결코 무의미하지 않습니다. 과거 증산과의 인연을 지금까지도 악연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 담긴 진실은 한 사람이라도 더 건져살리기 위한 증산상제님의 깊은 사랑인 것입니다. '때가 가까울 수록 마음 닦기가 급하다.’ ‘부지런히 마음 닦고, 오는 잠 적게 자며 태을주를 많이 읽으라.’고 신신당부하신 증산의 말씀을 깊이 새겨, 선천 오만 년 윤회의 마무리와 이생에서 증산상제님과 맺었던 지난 날의 귀한 인연을 태을도에서 아름답게 열매 맺으시기를 간절히 바라며, 오늘 상강 도훈을 마칩니다.

출처 : 태을도(太乙道) : 태을궁 용봉서신(太乙宮 龍鳳書信)
글쓴이 : 새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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