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고부에서 오성산까지 (1) : 증산상제님의 여정
“하느님, 인간으로 오시다 - 천지공심과 한없는 사랑의 강증산”
태어날 때의 이적 현상이나 어릴 적의 비범함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위대한 종교지도자에게 어느 정도 당연한 수식으로 붙는 부분이라 생각하기에, “신축년부터 내가 연사를 맡았노라.” 하신 1901년 이후의 공생애를 가지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다만, 동학난이 일어났던 고부에서 태어나 크게 넉넉하지 않은 집안 형편에서 성장했기에, 백성들의 삶을 여과없이 지켜보며 시대와 사회의 모순이나 불합리를 체감하지 않을 수 없어, 증산의 삶이 방향을 잡는 데 크게 영향을 주었을 거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오랜 기간 당신의 생의 목적, 즉 정체성을 고민했을 그 시기, 당연히 천하를 광구할 뜻을 품고 전국 방방곡곡을 유람하며 민초들의 고통을 목도하며 아팠을 당신의 심정을 떠올립니다. 광구천하를 이루기 위해 조화권능이 필요함을 깨닫고 대원사에 들어간 것은 그 고통의 이면에 있는 세상의 불합리, 모순을 모두 꿰뚫어 해결할 수 있는 큰 깨달음과 그 깨달음을 실제로 현실화시켜 세상을 변화시키는 능력의 필요를 느낀 당신의 필연적인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 상제님 여러 해 동안 각지에 유력하사 많은 경험을 얻으시고, 신축(1901)에 이르러 비로소 모든 일을 자유자재로 할 권능을 얻지 않고는 뜻을 이루지 못할 줄을 깨달으시고, 드디어 전주 모악산(母嶽山) 대원사(大願寺)에 들어가 도를 닦으사 칠월 오일 대우(大雨) 오룡허풍(五龍噓風)에 천지대도를 깨달으시고 탐음진치 사종마를 극복하시니, 이 때 그 절 주지 박금곡이 수종들었더라. (대순전경 p19)
증산 이전의 선천 성인들을 비롯한 많은 뜻있는 사람들이 세상을 구하고자 하는 큰 뜻을 품고 도를 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성자, 성인이라 불릴 큰 깨달음이나 기행이적이 없었던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증산이 이룬 천지공심과 조화권능의 경지에는 도달하지 못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쉬운 말로 우리에게 세상의 이치를 확연히 깨치게 하고 우리도 하느님 같은 전지전능한 존재라고 일깨워준 사람은 없었습니다. 천지와 인류의 미래를 명쾌하게 제시해준 사람도 없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벽을 이치와 함께 다 없애준 사람도 없었습니다. 인간으로서 완성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인간이 하느님으로 오셨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어릴 적 교회를 다니며 성경 속의 신의 개념을 받아들였고, 학교를 다니며 서양학문 중심의 교육과정을 이수했고, 대학에서도 기독교 문화가 바탕이 된 서양철학을 동양철학보다 먼저 배운 탓에, 강증산이 역사 속에 실재했던 인물이고 그가 가진 조화권능이 하느님이 아니면 가질 수 없는 것이라 인정하면서도, 내 속에 있는 ‘초월자 절대자 하느님은 결코 인간으로 올 수 없다’ 는 무의식 속에 자리잡은 선입견을 바꾸기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태을’이 뭇 생명들의 시원을 이루는 근본임을 알게 되면서, 태을주의 의미를 알게 되면서, 강증산을 천지신명의 추대를 받은 8위 상제로 받아들이면서, 근본을 드러내고 하느님 자신을 드러내며 하늘을 나직이 한다 하신 증산의 인간적인 면모가 진정한 하느님의 모습으로 다가왔고, 인존시대를 여는 최초의 인존, 완성된 인간은 하느님일 수 밖에 없기에, 괴롭기 한량 없음에도 인간으로 오셔서 천지공사를 행하시고 후세의 인간들에게 성사재인을 맡기고 가신 커다란 믿음의 사람 강증산은 비로소 제게 진정한 하느님이 되었습니다.
사정(私情)을 쓰지 못한다 하신 천지공심의 하느님, 그러나 진멸지경에 빠졌어도 알지 못하고 있는 인류를 위해 눈물을 흘리신 커다란 사랑의 하느님, 강증산이십니다. 성사재인으로 우리가 틀림없이 급살병에 의통을 집행하고 도성덕립의 후천을 건설하도록 천지공사 이후를 맡기신 커다란 믿음의 하느님, 강증산이십니다.
천지공사로 삼계를 개조하시며, 도통을 달라는 박공우 성도의 말에 꾸짖어 가라사대 "이 무슨 말이뇨. 각 성(各姓)에 선영신 한 명씩이 천상공정에 참여하여 있나니, 이제 만일 한 사람에게 도통을 주면 모든 선영신들이 모여들어 편벽됨을 힐난할 지라. 그러므로 나는 사정을 쓰지 못하노라. 이 뒤에 일제히 그 닦은 바를 따라서 도통이 열리리라." 라고 하신 천지공심의 하느님이면서, 또한 종도들에게 고쳐야 할 언습을 세세히 살펴 바꾸게 하며 당신이 모범을 보여 따라오도록 하는 자상한 형님 같은 사랑의 하느님이신 강증산.
돌아가시기 직전, 우리에게 당신의 마음과 우리의 마음이 한마음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으로 당신의 간곡함을 드러내셨습니다. 앞으로 올 세상에 우리가 추구해야 할 마음의 지향점이기도 합니다.
@ 기유년(1909) 유월 공사를 보시며 가라사대 "한 사람이 한 마음이면 한 사람이 나를 볼 것이요, 천하 사람이 한 마음이면 천하 사람이 나를 보리라." 하시니라. (정영규의 천지개벽경 p335)
태을도의 길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천재일우의 기회이자 동참해야 할 필연의 길입니다. 한없이 큰 사랑의 하느님 강증산과 한마음을 이루는 태을도의 길을, 증산의 마음을 전해받은 태을도인들이 일상에서 상생을 실천하여 모범 보여 앞장서고 열어가고 있습니다. 당신을 향한 그리움으로, 세상과 세상사람들에 대한 사랑으로,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