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봉광장

[스크랩] 아내에게 보낸 편지

태을세상 2015. 12. 29. 16:23

지난 1215일은 아내와 결혼 24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 동안은 죽 저녁식사를 같이하고 약간의 선물을 주는 것으로 결혼 기념일을 챙겨왔는데, 올해부터는 좀더 의미 있는 기념일로 만들고 싶어 편지를 쓰기로 했습니다.

 

평소에 자주 안 하던 편지쓰기라 무엇을 어떻게 쓸지 망설여지고 여러 생각도 하게 되더군요.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 아내의 고마운 점과 미안했던 일들을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회사생활 하면서 가정에 경제적인 도움을 준다고 하지만 의식주 자체는 아내에게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밥 차려주고 빨래해 주는 것이 가장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내 생활의 많은 부분을 아내에게 의지해서 유지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그 과정에 제가 평소에 잘 못했던 것들도 선명히 기억되더군요. 참지 못하고 불쑥 화를 냈던 기억이 부끄럽고 아내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하고 제 마음대로 일을 처리한 것이 미안하고 또한 감사한 생각이 듭니다.

 

편지 한 장 쓰는데도 지난 여러 일들을 반추해보게 되고 그 속에서 아내에게 잘못한 점, 고마운 일들이 떠오르게 되어 제 자신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음양의 입장에서 보면 약자이고 부드럽고 유연한 아내를 남성의 시각으로만 보고 판단하려 했던 것이 큰 잘못이란 생각이 듭니다. 좀더 이해하고 포용하고 자상하게 상대해주고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남편으로서의 제 모습과 역할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가정에서 아내를 대하는 예절과 습관이 사회와 조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가정에서 부부간의 조화와 균형이 깨지면 사회생활과 인간관계에서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단 생각이 듭니다. 상제님께서 말씀하신 정음정양의 문제가 가정사에 국한된 아내와 남편간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의식과 행동양식의 기본을 이루는 중요한 마음이고 가치란 생각이 듭니다.

 

 

 

 

- 우리들의 결혼, 24년차를 기리며 -

 

그대가 있어

안진 민재가 세상의 빛을 보았고

그대와 나는 어머니 아버지가 되었네

 

그대가 있어

부모님들께 자식 노릇을 했고

조상님들의 유업을 잇게 되었네

 

24, 결코 짧지 않은 세월

서러움도 즐거움도

그대와 함께한 세월

 

다정하지 못해 미안하고

배려하지 못해 죄송하고

그 마음 안아주지 못해 후회되네

 

100년의 인생은 절반을 넘었고

세상 걱정은 태산 인데

그대의 눈빛은 아직도 순결하네

 

남은 세월

그대와 함께하는

순결한 순전한 세상을 그린다


출처 : 태을도(太乙道) : 태을궁 용봉서신(太乙宮 龍鳳書信)
글쓴이 : 생명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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