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봉광장

[스크랩] 춘야연도리원서

태을세상 2015. 6. 27. 16:57
"춘야연도리원서" (春夜宴桃李園序) - 이백(李白)

무릇 천지는 만물이 쉬어가는 여관이요(夫天地者, 萬物之逆旅)
시간은 긴 세월을 지나가는 나그네라(光陰者, 百代之過客)
부평초 같은 인생 꿈 같은데 즐긴다 한들 얼마나 되리(而浮生若夢, 爲歡幾何)
옛사람이 촛불 켜고 밤에 노닌 것은 참으로 까닭이 있음이로다(古人秉燭夜遊, 良有以也)
하물며 따뜻한 봄날이 아련한 경치로 나를 부르고(況陽春, 召我以煙景)
천지가 나에게 아름다운 문장을 빌려주었음이랴(大塊假我以文章)
복숭아꽃 오얏꽃 핀 향기로운 뜰에 모여(會桃李之芳園)
천륜의 즐거운 일을 펴니(序天倫之樂事)
여러 아우들의 글 솜씨가 빼어나 모두 사련이거늘(群季俊秀, 皆爲惠連)
내가 읊은 시만이 강락에게 부끄러워서 되겠는가(吾人詠歌, 獨康樂)
그윽한 감상이 아직 끝나지 않고 격조 있는 담론이 점점 맑아지네(幽賞未已, 高談轉淸)
화려한 잔치를 벌여 꽃 사이에 앉고 새 모양 술잔을 주고받으며 달 아래 취하니(開瓊筵以坐花, 飛羽觴而醉月)
아름다운 글이 없으면 어찌 고아한 심정을 드러낼 수 있으랴(不有佳作, 何伸雅懷)
만약 시를 짓지 못하면 금곡의 벌주 수에 따르리라(如詩不成, 罰依金谷酒數)

 아름다운 봄날 밤에 꽃의 아름다움에 취하고 술에 취하고 무엇보다도 시로 표현되는 사람들의 고아한 마음에 취해 그 즐거움에 불을 밝히며 아쉬운 짧은 인생의 시간을 즐깁니다.  남들보다 더 좋은 것, 더 많은 것을 얻음으로써의 즐거움이 아닌 함께 어우러져 마음을 나누며 존재의 희열과 충만함을 느끼는 그 장면이 아련합니다. 

 지난 100여년의 증산신앙의 역사는 후천선경을 기대하며 자신의 삶의 일정부분을 희생해 그간의 희생을 결과적으로 보상받겠다는 마음으로  어떻게 살아야하겠다는 과정적 완성도 보다는 때가 오면 나에게 돌아올 결과적 보상에 촛점이 맞춰진 신앙이었습니다.

 나중에 이룰 목표를 위해 지금을 희생하다 보면 결국 목표만이 남기에 목표를 위해 모든 걸 정당화시키는 삐뚤어진 판단을 초래 합니다. 전쟁이 없는 세상을 위해 전쟁을하고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전쟁을 하고 상생세상을 위해 방해가 되는 사람을 해칩니다.

 높은 마음으로 자기를 희생해 뭔가 특별한 내가 되리라는 결과론적 태도를 벗어나 자신의 마음을 낮춰 본능과 본성을 적절히 잘 풀어내며 지금 이 순간부터 자족한 삶을, 상생의 삶의 과정을 살아가야 합니다. 

 계획이라는 것이 그렇듯이 어떤 시점을 꼽지만 결국 가고 가고 가다보면 언제나 지금이라는 시간위에 있을 뿐입니다. 시점을 벗고 지금의 삶의 과정 자체에 충실해져야 합니다.

 모순과 투쟁의 태극시대가 완전한 조화로움의 무극시대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억눌러서 될 일이 아니라 다 겪어보고 풀어가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못해봐서 그렇게 갈구하고 모르기에 그렇게 남을 비난하지만 해 보고 나면 그렇게 안달할 것도 아니고 그리 이해못할 것도 없음을 알게됩니다.  

 내 마음이 모순과 투쟁의 시각을 넘어선 원만함과 포용의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무극의 후천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모순과 투쟁의 연속이던 태극적 현실세계가 조화롭게 중심잡힌 무극적 현실세계로 완성이 되어갑니다. 

후천은 각자가 스스로의 생에서 조화로운 상생의 삶을 가꾸어 가는 과정적인 성취를 통해 현실화 되어져 가야합니다. 도리원서를 통해 그 마음의 일단을 느끼게 됩니다. 


출처 : 태을도(太乙道) : 태을궁 용봉서신(太乙宮 龍鳳書信)
글쓴이 : 충정(忠正)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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