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개벽과 도통의 그늘에서 벗어나라
@ 동짓달에, 광찬이 개벽을 속히 붙이지 아니하심에 불평을 품어 항상 좌석을 시끄럽게 하며 가로대 "내가 집안 일을 돌보지 아니하고 여러 햇동안 선생을 따르기는 하루바삐 새 세상을 보자는 일이어늘, 이렇게 시일만 천연함에 집에 돌아가서 처자 권속을 대할 낯이 없으니 차라리 스스로 생명을 끊음만 같지 못하다." 하거늘,
상제님께서 일깨워 가라사대 "개벽이란 것은 때와 기회가 있나니, 마음을 눅혀 어린 짓을 버리라. 사지종용(事之從容)도 자야유지(自我由之)하고 사지분란(事之紛亂)도 자아유지(自我由之)하나니, 자방(子房)의 종용(從容)과 공명(孔明)의 정대(正大)를 본받으라." 하시고 가라사대 "죽는 일을 장차 내게 보라." 하시니라. (대순전경 pp403-404)
@ 매양 천지공사를 행하실 때, 모든 종도들에게 "마음을 잘 닦아, 앞에 오는 좋은 세상을 맞으라." 하시므로, 종도들이 하루바삐 그 세상이 이르기를 바라더니, 하루는 신원일이 청하여 가로대 "선생이 천지를 개벽하여 새 세상을 건설한다 하신 지가 이미 오래이며 공사를 행하시기도 여러 번이로되, 시대의 현상은 조금도 변함이 없으니 제자의 의혹이 자심하나이다. 선생이시여! 하루바삐 이 세상을 뒤집어서 선경을 건설하사, 남의 조소를 받지 않게 하시고 애타게 기다리던 우리에게 영화를 주옵소서." 하거늘,
상제님 일러 가라사대 "인사는 기회가 있고 천리는 도수가 있나니, 그 기회를 지으며 도수를 짜내는 것이 공사의 규범이라. 이제 그 규범을 버리고 억지로 일을 꾸미면, 이는 천하에 재앙을 끼침이요 억조의 생명을 빼앗음이라. 차마 할 일이 아니니라."
원일이 굳이 청하여 가로대 "지금 천하가 혼란 무도하여 선악을 가리기 어려우니, 마땅히 속히 진멸하고 새 운수를 열음이 옳으니이다." 상제님 괴로히 여기사, 칠월에 원일과 두어 종도를 데리고 변산 개암사에 가사 손가락으로 물을 찍어서 부안 석교로 향하여 뿌리시니, 문득 그 쪽으로 구름이 모여들며 큰 비가 쏟아지고 개암사 부근은 청명하더라.
상제님 원일을 명하사 "속히 집에 갔다 오라." 하시니, 원일이 명을 받고 집에 돌아간 즉 그 아우의 집이 비에 무너져서 그 권속이 자기의 집에 모여있거늘, 원일이 슬픔을 이기지 못하여 곧 돌아와서 상제님께 그 사유를 아뢰니, 상제님 가라사대 "개벽이란 것은 이렇게 쉬운 것이라. 천하를 물로 덮어 모든 것을 멸망케 하고 우리만 살아있으면 무슨 복이 되리오. 대저 제생의세(濟生醫世)는 성인(聖人)의 도(道)요, 재민혁세(災民革世)는 웅패(雄覇)의 술(術)이라. 이제 천하가 웅패에게 괴롭힌 지 오랜 지라. 내가 상생의 도로써 만민을 교화하며 세상을 평안케 하려하노니, 새 세상을 보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오 마음을 고치기가 어려운 것이라. 이제부터 마음을 잘 고치라. 대인을 공부하는 자는 항상 남 살리기를 생각하여야 하나니, 어찌 억조를 멸망케 하고 홀로 잘되기를 도모함이 옳으리오." 하시니,
원일이 이로부터 두려워하여 무례한 말로 상제님께 괴롭게 한 일을 뉘우치고, 원일의 아우는 그 형이 상제님게 추종하면서 집을 돌보지 아니함을 미워하여 항상 상제님을 욕하더니, 형으로부터 이 이야기를 듣고는 상제님께 욕한 죄로 집이 무너짐이나 아닌가하여, 이로부터 마음을 고치니라. (대순전경 pp4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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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확고한 이성으로 신의 마음을 움직여 신인합일로 지심대도의 후천상생세상을 열어가는 인존시대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성적인 눈이 활짝 열려야 신명을 인도하는 영성의 눈을 올바로 띄울 수 있습니다. 정신을 바짝 차려 이성의 중심이 성성히 깨어있지 않으면, 어느 순간 천지부모님을 사칭한 신명놀음에 휘둘려 패가망신합니다.
마음을 잘 닦고 닦아 영을 분별할 수 있는 맑고 밝은 이성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개벽과 도통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해 그럴듯한 예언비결과 신명소리에 순간적으로 혹하여 마음이 빠져들면 마약에 손을 대는 것과 같습니다. 이성이 이끌어가는 영이 되어야 지, 영에 이끌려가는 이성이 되어서는 절대 안됩니다.